라이프로그


2012/03/15 16:53

결혼한지 한달 안된 주부의 욕실 청소 내게들렸던"오늘"





변기가 막혔다.

살아숨쉬는 내 똥이 나를 괴롭힐라고 심술부리는 것 같다.

나는 생각보다 비위가 많이 약하다.

상상하는 것만으로도 구역질을 하는 여자니깐.



그래서 언젠가 내려가겠지,

똥도 녹겠지,

등등 생각을 하며 하루를 냅뒀는데 내려가지 않는 것 아닌가?

똥은 누구나 자기 똥이라도 보기 싫은 법이다.


오빠의 코골이때문에 2시간도 비몽사몽 자고 일어난 나는

(오빠가 나를 깨우며 오늘은 나 밥먹지 말고 그냥 갈까? 하는데

아냐! 하면서 일어난 기특한 주부)

늘상 하던 밥 차려주고 설거지를 한 후 

더이상 외면할 수 없는 화장실과 마주섰다.


물리적 방법 화학적 방법을 총 동원했지만,

내 똥은 어찌나 심술을 부리던지 여간해서 내려가지 않았다.

결국 변기를 뚫고 만 나의 치열한 사투는 글로 적고 싶진 않다.

자꾸 잔상이 스친다......ㅠㅠ


변기를 뚫은 후 그동안 자꾸 미루고 싶어 미루어 왔던 욕실청소를 시작했다.

엄마 밑에서 살때

청소해주시던 아주머니가 욕실을 청소하는 모습을

왔다 갔다하며 얼핏 본 것을 바탕으로

나름 따라해본다고 비누칠해서 문질문질도 하고...

구연산수도 뿌리고 

일부러 가스비 아깝지만 뜨뜻한 물로 헹궈내고....

마지막은 세균아 저주 받아라 하면서

알코올을 무지막지하게 뿌려댔다.

저렇게 외치면서 알콜을 뿌리는 나는 엄청 스트레스를 받았다.

세균은 과연 죽을것인가 하면서.

(나는 구연산, 소다, 알코올이 구비된 여자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

나는 처녀시절부터 사서 쟁여놓은게 왜이리 많을꼬?)




욕실청소를 마치고 처음으로 바니쉬칠을 했다.

바니쉬칠은 페인트칠보다 어렵고

바니쉬칠을 다 끝내고 다시 한번 들린 베란다에서는

주방 선반에서 똑똑 떨어진 바니쉬가 화장대 메인 서랍 가운데에

민트색 원을 만들어놓은 것을 발견,
 
놀래 허겁지겁 문질렀다가 그동안 칠하고 말렸던 젯소 2회 페인트2회가

허무하게 벗겨져 체리색 나무바닥을 보였다.

장갑속으로 바니쉬가 스며들어

어제 받은 상큼한 초록색 네일이 문드러졌다.



.....



아 아랫입술에 피가 나올 정도로 꽉 깨물고 스트레스를 견뎠다.

그런데 또 너무 힘든 나머지 아 서랍만 재보수해야겠군 하면서 쉽게 포기가 됐다.

기본케어는 됐으니까 컬러링은 내가 다시 하면 되지 하면서 또 포기를 했다.






이 모든 스트레스를 견디고 육체적 & 정신적 고통을 감내하고 난 시간은 오전 10시반...

마음가짐은 새벽2시라도 된 듯한 이그저스티드한 정신상태와 너덜너덜한 팔다리...






 +: 이 스트레스를 풀기 위해 매니큐어라도 질러야해! 하며 뒤적뒤적 거리는 색덕.

매니큐어는 색덕에게 색의 무궁무진한 배리에이션을 펼쳐주기에 스트레스 풀기에 적격이다.

나는 확실히 스트레스를 받으면 매니큐어, 털실, 옷을 뒤지고 있으니깐...

그래서 내가 매니큐어를 산다는 색덕의 합당하고도 변명같은 변명.

그나마 다행인 것은 해외배송이라 선뜻 안질러지는 소비구조. ㅋㅋ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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