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프로그


2011/11/18 02:47

부케에 대한 고민 '룸메'가 생겼어요!





오늘은 갑자기 엄마와 대화를 나누다가 부케에 대한 고민에 빠져든 것이다.

나만큼 부케에 대해 고민하는 신부가 또 있을까?

아, 있겠다. 화훼업에 종사하시는 분들 또는 나같은 꽃집 딸.



오늘 엄마가 내 부케를 직접 만들겠다 하시니

부케에 대한 고민에 빠져버렸다.

결혼하는 딸에게 부케를 직접 만들어 준다는 엄마의 마음이

의미있고 와닿았다.







나는 작약이 제일 좋다.

덜 핀 작약.

몽글몽글 한 그 모양새가 수줍고 귀엽고 여성스러움의 끝이다.

하지만 작약은 5월에 볼 수 있는 꽃이다. ㅠ_ㅠ



나는 2월 결혼이므로 겨울 꽃 또는 초봄에 피는 꽃으로 골라야 한다.

희안하게도 차선으로 읊은 꽃은 딱 그때가 제철인 꽃이다.

카라.

졸업할때도 엄마가 직접 만든 카라 꽃다발을 안겨주셨지.

2월에 태어난 나는 2월에 결혼하고 카라는 2월이 제철인 꽃.

왠지 카라는 나와 인연이 좀 있는 듯하다.

카라부케는 심플하고 청초하고 고급스러운 느낌이다.

비슷한 느낌을 주는 꽃은 백합이지만,

나는 백합부케는 싫다.

일단 백합의 가운데 노란 수술이 싫고,

그 향이 별로이며,

특히나 백합을 부케로 만들었을때 그리 이쁜지 모르겠다.

백합부케를 굳이 한다면 카라부케처럼 길쭉하게 내추럴하게 모양 잡아서

화이트 또는 핑크 리본 질끈 묶어주면 더 나을 것 같애.


그러다가 또 맘에 들어버린 꽃은 튤립.

튤립은 2월부터 나오기 시작한다.

베이비핑크 또는 하얀색 튤립이 그렇게 아름다웠나 싶을 정도로

튤립 부케는 내 맘에 쏙 들었다.

튤립은 때를 잘 맞춰야 하는데 너무 덜피면 약오른 아가씨 같고

너무 활짝 피면 튤립 고유의 부끄러움이 사라져버린다.

꽃봉우리가 살짝 벌어지려고 할때가 가장 이쁘더라.

튤립 또한 연한 톤으로 모양 잘 잡아서 한뭉탱이 공단 리본 질끈 감는 형태가 가장 이쁜 것 같다.



마지막으로 자꾸 생각이 나는 꽃은 히야신스.

내가 워낙 히야신스를 좋아한다.

히야신스 향은 프리지아를 뺨 때릴만큼 어찌보면 독하다.

자신의 존재가치를 무던히도 발하는 꽃이란 말이지.

그래서 난 더 좋다.

게다가 히야신스가 뿜어내는 향은 독해도 역시 천연의 향인지라

자꾸 킁킁 하게 되는 그런 기분 좋은 향이다.

봄날에 방에 히야신스 화분을 두어봤다면 히야신스가 주는 그 기쁨 모를 수가 없다.

베이비핑크 히야신스 부케.

내가 앞서 고려한

작약의 둥그런 귀엽고도 여성스러움,

카라의 청초한 고급스러움,

튤립의 발그레함은 히야신스에 없다.

하지만 부케를 들고 있는 신부인 나를 하염없이 행복하게 만들어줄 향기를 갖고 있고,

히야신스 부케를 들고 사뿐히 지나가면

하객들이 신부에게서 달콤한 향이 난다고 해줄 것만 같다.




아,

결혼식은 단순한 쇼일뿐 돈낭비라고 생각했는데 부케 때문에 결혼식을 네번이나 하고 싶네.

단순히 오래토록 꽃집 딸이었던 내가 이렇게 꽃을 좋아하고 있는 줄 몰랐네.




+:

오빠는 자꾸 카라가 좋다고 한다.

튤립이 젤 좋아하는 꽃이라면서도 카라가 좋다고 한다.

하지만 튤립도 역시 좋다고는 한다.

히야신스도 이쁘다고 한다.

작약은 어차피 내 결혼식날 불가능하고

오빠는 또 다 이뿌다고 한다. ㅠㅠ










덧글

  • 소년 아 2011/11/18 13:22 # 답글

    카라도 예쁘지만 튤립 부케도 정말 아름다울 것 같아요!

    저도 작약을 참 좋아하지만ㅠㅠ 제 결혼식은 8월이었습니다. 제 경우에도 어머니께서 직접 부케를 만들어주셨는데 감격이었어요. 친구들도, 손님들도 예쁘다고 해주셔서 뿌듯하고 자랑스럽기까지 ㅎㅎ

    에젠센 님도 예쁜 부케, 행복한 결혼식 하시길 기원, 얍얍!(/^ㅅ^)/
  • 에젠센 2011/11/18 19:00 #

    아이공 불어넣어주신 기운 저한테 확 들어오는걸요!? ^^
    감사합니다!

    저는 튤립을 별로 좋아하진 않았는데,
    부케로 만들었을때 매우 예쁘더라구요.
    색상이 워낙 다양해서 색상을 잘 고르는게 중요할것 같아요.

    8월이면 소년아님은 무슨 꽃하셨어요?
    수국하셨나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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